영어 문장 암기, 외우기보다 꺼내 쓰기로 바꾸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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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운 문장이 대화에서 안 나온다면 여러 번 읽는 대신 한국어 뜻만 보고 영어를 먼저 말한 뒤 답을 확인해 보세요. 외국어 단어 40쌍을 외운 실험에서 한 번 맞힌 단어도 계속 떠올려 본 조건은 1주 뒤 약 80%를, 맞힌 뒤 다시 보기만 한 조건은 36%를 기억했어요. 외울 문장은 내가 대화에서 하려다 틀린 말에서 고르고 며칠 간격을 두고 다시 꺼내 보세요.

읽으면 아는 문장과 말로 나오는 문장은 달라요

영어 문장을 외울 때 가장 흔한 방법은 여러 번 읽고 따라 말하는 것입니다. 읽다 보면 문장이 눈에 익고 뜻도 바로 들어와요. 그런데 대화에서 그 말을 해야 하는 순간에는 첫 단어부터 막히곤 합니다.

둘은 서로 다른 일이기 때문이에요. 영어 문장을 보고 뜻을 아는 것은 알아보기입니다. 하고 싶은 말만 머릿속에 있는 상태에서 영어를 만들어 내는 것은 꺼내기예요. 말하기는 늘 꺼내기입니다. 대화 중에는 누구도 영어 문장을 먼저 보여 주지 않으니까요.

읽기만 반복하면 알아보기는 빨라지지만 꺼내기는 따로 연습되지 않습니다. 곤란한 점은 스스로 그 차이를 잘 모른다는 거예요. Karpicke와 Roediger의 2008년 실험에서 대학생들은 스와힐리어-영어 단어 40쌍을 외우고 스와힐리어 단어만 보고 영어 뜻을 떠올리는 시험을 봤습니다. 한 번 맞힌 단어도 계속 시험을 본 조건은 1주 뒤 약 80%를 기억했어요. 맞힌 단어를 시험에서 빼고 다시 보기만 한 조건은 36%, 공부와 시험에서 모두 뺀 조건은 33%였습니다. 그런데 1주 뒤 몇 개를 기억할지 예상해 보라고 했을 때는 네 조건 모두 절반쯤으로 비슷하게 답했어요.

단어를 대상으로 한 실험이라 문장 암기에 그대로 옮길 수는 없습니다. 다만 다시 읽을 때 드는 ‘이제 알겠다’는 느낌만으로는 말할 수 있는지 판단하기 어렵다는 점은 기억해 둘 만해요.

한국어 한 줄을 보고 영어를 먼저 말해 보세요

꺼내기 연습은 단순합니다. 카드 앞면에는 한국어로 하고 싶은 말을 적고 뒷면에는 영어 문장을 적어요. 한국어만 보고 영어를 먼저 말한 다음 뒤집어 확인합니다.

  1. 답을 가립니다. 영어가 눈에 들어오는 순간 알아보기 연습으로 돌아가요. 종이든 앱이든 영어는 가려 두세요.
  2. 끝까지 말합니다. ‘알 것 같다’에서 멈추지 말고 문장 전체를 소리 내어 말하거나 적어요. 막히면 아는 데까지라도 말합니다.
  3. 확인하고 다시 말합니다. 답과 다른 부분을 하나 찾고 바른 문장을 한 번 더 말해요.
  4. 얼마나 쉽게 나왔는지 적습니다. 바로 나왔는지, 한참 걸렸는지, 못 했는지를 남겨 두면 다음 복습 간격을 정할 때 씁니다.
앞면(한국어)
내 계획 어떻게 생각해?
처음 보낸 문장
How do you think about my plan for this weekend?
고친 표현
How do you think about → What do you think about
한국어 이유
의견을 물을 때는 'How'가 아니라 'What do you think about ~?'를 써요.

이 카드는 영어 문장만 읽어서는 드러나지 않는 실수를 잘 보여 줍니다. What do you think about my plan?을 읽으면 대부분 뜻을 바로 압니다. 하지만 한국어 ‘어떻게’가 먼저 떠오르면 How가 튀어나오기 쉬워요. 한국어를 보고 말해 봐야 내가 이 자리에서 걸리는지 알 수 있어요.

답과 단어가 조금 달라도 괜찮습니다. 이 카드에서 볼 것은 의견을 물을 때 What으로 시작했는지예요. What do you think of my plan?처럼 뜻이 같고 자연스러운 다른 문장을 말했다면 맞힌 것으로 보세요.

외울 문장은 내가 하려다 막힌 말에서 고르세요

문장집의 예문은 잘 다듬어져 있지만 내가 실제로 할 말과 거리가 있을 때가 많아요. 쓸 일이 드문 문장은 떠올릴 기회도 드뭅니다. 외울 문장은 대화에서 하려다 틀렸거나 막혔던 말에서 고르세요. 앞면의 한국어가 내 원래 의도라서 비슷한 상황이 오면 바로 꺼내 쓸 기회가 생깁니다.

아래는 Telvi 대화에서 실제로 생긴 복습 카드의 앞면과 교정입니다. 학습자가 보낸 문장에서 고친 부분만 옮겼어요. 비슷한 실수는 한국인이 자주 틀리는 영어 20가지에 더 모아 두었어요.

Telvi 대화에서 생긴 복습 카드 예시
카드 앞면(한국어)학습자가 쓴 말고친 표현짚은 점
오늘 너무 지루해I'm so boring todayI'm so bored today지루함을 느끼는 사람은 bored, boring은 ‘지루하게 만드는’이라는 뜻
너 말에 동의해I'm agreeI agreeagree는 동사라서 be동사 없이 씀
2021년부터 지금까지 스타트업에서 일하고 있어I'm working at a startup since 2021.I've been working at a startup since 2021.과거에 시작해 지금까지 이어지는 일은 현재완료 진행형
금요일까지 파일을 보내야 해until Fridayby Friday마감 시점은 by, until은 그때까지 계속되는 일
그는 매운 음식을 안 좋아해He don't likeHe doesn't likehe 뒤에는 doesn't
회의 일정에 대해 상사와 논의해 달라고 부탁하는 상황discuss about the schedulediscuss the schedulediscuss는 about 없이 목적어를 바로 받음

마지막 줄처럼 앞면이 번역할 문장 대신 상황 설명으로 나오기도 합니다. 이런 앞면은 단어를 하나씩 옮기기보다 그 상황에서 할 말을 통째로 떠올리게 해요. 직접 카드를 만들 때도 한국어 문장이 어색하게 느껴지면 ‘상사에게 일정 논의를 부탁하는 상황’처럼 상황을 적어 두세요.

카드 하나에는 고칠 점을 하나만 담는 편이 확인하기 쉽습니다. 문장 전체를 글자 그대로 외웠는지보다 틀렸던 자리를 맞게 말했는지를 보면 돼요.

하루에 몰아서 말고 며칠 간격으로 다시 꺼내요

같은 문장을 오늘 열 번 말하는 것보다 오늘과 내일, 며칠 뒤로 나눠 말하는 편이 오래 남기 쉽습니다. 조금 잊어 가는 문장을 다시 꺼내는 과정 자체가 연습이에요.

간격을 얼마나 둘지는 언제까지 기억해야 하느냐에 따라 달라요. Cepeda 등의 2008년 연구에서는 1,350명이 넘는 참가자가 여러 사실을 배우고 최대 3.5개월 뒤에 복습했어요. 마지막 시험은 그로부터 최대 1년 뒤에 봤습니다. 가장 좋은 복습 간격은 1주 뒤 시험이라면 그 기간의 20~40%, 1년 뒤 시험이라면 5~10% 정도였어요. 오래 기억해야 할수록 간격도 길어진다는 뜻입니다.

1주 뒤에 기억해야 할 때
7일 × 20~40% = 약 1.4~2.8일
1년 뒤에 기억해야 할 때
365일 × 5~10% = 약 18~37일

영어 문장으로 한 실험이 아니니 대략의 감으로만 쓰세요. 매번 계산할 필요도 없어요. 막힌 문장은 다음 날 다시 보고 잘 나온 문장은 사흘 뒤, 일주일 뒤처럼 간격을 늘려 가면 됩니다. 새로 외울 문장은 하루 3~5개 정도로 두고 복습할 문장부터 먼저 보면 밀리지 않아요.

카드를 맞혔다고 대화에서 바로 나오는 것은 아닙니다. 복습한 표현을 다음 대화에서 한 번 써 봐야 카드 밖에서도 꺼낼 수 있는지 확인돼요. 대화에서 다시 써 보는 방법은 영어회화 복습법에 자세히 적었어요.

Telvi에서는 틀린 문장이 복습 카드로 남아요

직접 카드를 만들려면 틀린 문장을 옮겨 적고 한국어 앞면까지 써야 해서 번거롭습니다. Telvi는 대화에서 고친 문장을 이 순서대로 다시 연습하게 하는 영어 연습 앱이에요. 말랑 텔비나 깐족 텔비와 메시지나 실시간 통화로 이야기할 수 있어요. 메시지에 틀린 부분이 있으면 텔비가 짧게 고치고 한 줄 한국어 이유를 붙인 뒤 질문으로 대화를 이어 갑니다.

분명한 교정은 따로 옮겨 적지 않아도 복습 카드가 됩니다. 복습 화면은 한국어 문장을 먼저 보여 주고 영어 답을 가린 채 ‘영어로 먼저 말해 보세요.’라고 안내해요. ‘표현 확인하기’를 누르면 고친 부분이 강조된 문장과 한국어 이유가 다시 나옵니다. 복습 일정은 FSRS 방식으로 정하고 한 번에 3개씩 복습할 수 있어요. 잘못 잡힌 교정은 지울 수 있고 일정과 상관없이 연습하는 ‘자유 연습’은 복습 일정을 바꾸지 않습니다.

모든 실수가 카드가 되지는 않아요. 한 메시지에서 남는 교정은 하나까지입니다. 답장 안에서만 고쳐 말하고 카드로 남지 않은 경우도 있었고 틀린 표현을 그냥 넘어간 경우도 있었어요. 꼭 다시 연습하고 싶은 문장이라면 따로 적어 두세요. 발음 점수나 정해진 커리큘럼도 없습니다.

Telvi는 App Store 월 구독이에요. Pro는 월 14,900원(통화 60분), Max는 월 29,900원(통화 150분)이고 처음 한 번은 메시지 10개와 통화 60초를 무료로 써 볼 수 있습니다.

정해진 예문을 순서대로 외우고 싶다면 문장집과 플래시카드, 내가 하려다 틀린 말을 복습 문장으로 모으고 싶다면 Telvi가 편합니다. 혼자 하는 하루 루틴이 궁금하다면 영어회화 혼자 공부하는 방법도 함께 읽어 보세요.

자주 묻는 질문

영어 문장은 하루에 몇 개씩 외우는 게 좋나요?

정해진 정답은 없습니다. 새 문장은 하루 3~5개 정도로 시작하고 복습할 문장을 먼저 보세요. 복습이 밀리기 시작하면 새 문장 수를 줄이는 편이 낫습니다.

소리 내어 여러 번 읽는 것도 도움이 되나요?

소리와 리듬에 익숙해지는 데는 쓸 수 있습니다. 다만 읽기만으로는 한국어 뜻에서 영어를 꺼내는 연습이 되지 않아요. 몇 번 읽은 뒤에는 영어를 가리고 한국어만 보고 말해 보세요.

외운 문장과 조금 다르게 말하면 틀린 건가요?

뜻이 같고 자연스러우면 틀린 것이 아닙니다. ‘내 계획 어떻게 생각해?’는 What do you think about my plan?으로도, What do you think of my plan?으로도 말할 수 있어요. 카드에서 연습하려던 부분, 여기서는 How 대신 What으로 묻는지만 확인하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