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읽기보다 답을 가리고 떠올릴 때 오래 남아요
틀린 문장을 공책에 옮겨 두고 가끔 훑어보면 공부한 느낌은 확실히 납니다. 그런데 대화 중에는 그 공책을 볼 수 없어요. 말할 때는 한국어로 떠오른 생각을 영어로 직접 꺼내야 하니 복습도 그 동작을 연습해야 합니다.
기억 연구자 Roediger와 Karpicke가 2006년에 정리한 실험이 이 차이를 보여 줍니다. 대학생들이 과학 지문을 읽은 뒤 한 번 더 읽거나 지문을 덮고 기억나는 내용을 모두 적었어요. 5분 뒤 시험에서는 다시 읽은 쪽이 조금 앞섰습니다(81% 대 75%). 이틀 뒤에는 떠올려 적은 쪽이 68%, 다시 읽은 쪽이 54%였고 일주일 뒤에도 56% 대 42%로 결과가 뒤집혔어요. 같은 연구진의 다른 실험에서는 네 번 읽기만 한 학생들이 자기 기억을 가장 높게 예상했지만 일주일 뒤 기억은 가장 적었습니다.
미국심리과학회(APS)가 소개한 Dunlosky 등(2013)의 학습법 검토도 같은 쪽을 가리킵니다. 다시 읽기와 밑줄 긋기는 효용이 낮은 방법, 연습 시험과 공부를 여러 번에 나눠 하는 분산 학습은 효용이 높은 방법으로 분류했어요. 두 자료 모두 영어 말하기를 직접 실험한 연구는 아닙니다. 다만 영어 표현도 ‘보면 아는 상태’에서 ‘안 보고 말하는 상태’로 옮겨 가야 하니 원리는 그대로 가져올 수 있어요.
간격 반복은 잊어 갈 즈음 다시 꺼내는 방법이에요
간격 반복은 복습 사이의 간격을 점점 늘려 가는 방법입니다. 오늘 고친 표현은 며칠 뒤에 보고 그때도 떠올렸다면 몇 주 뒤, 그다음에는 몇 달 뒤에 다시 봅니다. 떠올리지 못한 표현은 간격을 다시 짧게 줄여요.
왜 바로 다시 보지 않을까요? 방금 본 표현은 쉽게 맞히지만 그만큼 기억이 단단해지지는 않습니다. FSRS 개발진의 알고리즘 설명에 따르면 떠올릴 확률이 낮아진 상태에서 성공할수록 기억의 안정성이 크게 늘어나요. 이미 오래가는 기억은 한 번 더 복습해도 늘어나는 배율이 작고 어려운 내용일수록 간격이 천천히 늘어납니다.
같은 날 여러 번 반복하는 것도 생각보다 효과가 작아요. Anki 설명서는 한 카드를 하루에 여러 번 보는 것이 장기 기억에 크게 보탬이 되지 않는다는 근거를 들어 하루 안에 거치는 학습 단계 수를 최소로 두라고 권합니다. 그 시간에 다른 카드를 보거나 복습을 짧게 끝내는 편이 낫다고 해요.
FSRS는 표현마다 떠올릴 확률을 계산해요
FSRS(Free Spaced Repetition Scheduler)는 Jarrett Ye가 개발한 간격 반복 알고리즘으로 open-spaced-repetition 프로젝트에서 공개하고 있어요. 공식 위키는 카드 하나의 기억 상태를 세 값으로 설명합니다.
- 떠올릴 확률(R): 지금 복습하면 성공할 확률입니다. 마지막 복습 뒤 시간이 지날수록 떨어져요.
- 안정성(S): 떠올릴 확률이 100%에서 90%로 떨어지는 데 걸리는 날수입니다. S가 365라면 1년이 지나야 90%까지 내려와요.
- 난이도(D): 1부터 10 사이의 값입니다. 난이도가 높을수록 복습해도 안정성이 덜 커져서 간격이 천천히 늘어나요.
사용자가 정하는 값은 사실상 목표 기억률 하나입니다. 기본값 90%는 떠올릴 확률이 90%로 떨어질 무렵 다음 복습을 잡는다는 뜻이에요. 위키는 70~97%를 합리적인 범위로 보고 목표를 높일수록 하루 복습량이 늘어난다고 안내합니다. 최신판 FSRS-6은 21개의 매개변수를 쓰고 기록이 부족한 사람에게는 약 1만 명의 복습 기록 수억 건으로 찾은 기본값을 적용해요.
간격이 실제로 어떻게 늘어나는지 공식 파이썬 구현인 py-fsrs에 기본값을 넣어 계산했습니다. FSRS-6, 목표 기억률 90%, 첫날 학습 단계 1분·10분 설정이고 날짜를 무작위로 흩뜨리는 기능은 껐어요.
| 복습 차례 | 매번 떠올림 | 3번째에 겨우 떠올림 | 4번째에 잊음 |
|---|---|---|---|
| 1번째(처음 본 날) | 10분 뒤 | 10분 뒤 | 10분 뒤 |
| 2번째 | 2일 뒤 | 2일 뒤 | 2일 뒤 |
| 3번째 | 11일 뒤 | 8일 뒤 | 11일 뒤 |
| 4번째 | 46일 뒤 | 26일 뒤 | 잊음, 10분 뒤 다시 |
| 5번째 | 163일 뒤 | 77일 뒤 | 2일 뒤 |
| 6번째 | 498일 뒤 | 204일 뒤 | 5일 뒤 |
매번 떠올리면 여섯 번째 복습은 처음 본 날부터 222일(2+11+46+163일) 뒤에 오고 그다음은 498일 뒤입니다. 세 번째 복습에서 겨우 떠올렸다고 답하면 다음 간격이 11일에서 8일로 줄고 그 뒤로도 천천히 늘어나요. 네 번째에 잊었다면 46일 대신 10분 뒤에 다시 보고 2일, 5일로 조심스럽게 늘려 갑니다. 실제 간격은 복습 기록에 따라 표현마다 달라져요.
공책이나 Anki로 직접 해 보려면
알고리즘이 없어도 공책 한 권이면 간격 반복을 시작할 수 있어요.
- 한 줄에 표현 하나: 왼쪽에 한국어 문장이나 상황, 오른쪽에 영어 문장과 이유 한 줄을 적습니다.
- 답을 가리고 먼저 말하기: 오른쪽을 가린 채 소리 내어 말하거나 적은 다음 확인해요.
- 정직하게 표시하기: 막혔다가 답을 보고서야 ‘아, 맞다’ 했다면 잊은 것으로 칩니다.
- 다음 날짜 적기: 떠올렸으면 지난 간격에 2.5를 곱한 날짜를, 잊었으면 다음 날을 적어요.
2.5는 Anki의 예전 방식(SM-2)에서 쓰는 기본 배수입니다. Anki 설명서는 Good으로 답하면 다음 간격이 지난 간격의 약 2.5배가 된다고 설명해요. FSRS보다 거칠지만 손으로 계산하기엔 충분히 단순합니다.
예시 계산 · 공책에서 2.5배 규칙으로 날짜 잡기
- 첫 복습
- 적은 다음 날(간격 1일)
- 떠올렸다면
- 1일 × 2.5 = 2.5일, 반올림해 3일 뒤
- 또 떠올렸다면
- 3일 × 2.5 = 7.5일, 반올림해 8일 뒤
- 그다음
- 8일 × 2.5 = 20일 뒤, 이어서 20일 × 2.5 = 50일 뒤
- 중간에 잊었다면
- 다음 날 다시 보고 1일 → 3일 → 8일 순서로 새로 늘려 갑니다
표현이 수백 개로 늘어나면 날짜 계산은 앱에 맡기는 편이 편해요. Anki는 컴퓨터용과 안드로이드용(AnkiDroid)이 무료이고 아이폰용 AnkiMobile은 2026년 9월 23일 기준 한국 App Store에서 44,000원입니다. 설정에서 FSRS를 켤 수 있어요. Anki 설명서는 학습 단계를 10분이나 30분처럼 하루 안에 끝나게 두라고 권합니다. 목표 기억률은 기본값 90%가 기억량과 복습량 사이에서 균형이 좋다고 해요. 잊었을 때는 반드시 Again을 누르세요. Hard는 힘들게라도 떠올렸다는 뜻이어서 잊고도 누르면 간격이 지나치게 길어진다고 설명서가 경고해요. 다만 내 대화에서 나온 문장은 직접 옮겨 적어 카드로 만들어야 해요.
일정보다 먼저 카드에 적을 문장을 고르세요
FSRS는 언제 복습할지만 정합니다. 카드에 적힌 문장이 맞는지, 다시 쓸 일이 있는지는 판단하지 않아요. 틀린 문장을 넣으면 그 문장을 효율적으로 외우게 될 뿐입니다.
- 내가 하려던 말: 대화에서 막혔던 내 문장은 실제로 하려던 말이라 다시 쓸 일이 생기기 쉽습니다.
- 한국어를 앞면에: 영어를 보고 뜻을 아는 것과 한국어를 보고 영어를 말하는 것은 다른 연습이에요. 말하기가 목표라면 한국어를 앞에 둡니다.
- 짧은 문장: 한두 문장으로 잘라야 떠올렸는지 잊었는지 분명하게 가를 수 있어요.
고친 문장도 한 번 더 확인하세요. Telvi에 I have a 감기 since last week.이라고 보냈을 때 감기를 cold로 바꿔 준 교정이 나왔지만 고친 문장 I have a cold since last week.에는 시제 오류가 남았어요. since last week와 함께라면 I've had a cold since last week.이 맞습니다. 사람이든 AI든 교정이 틀릴 수 있으니 이상한 카드는 고치거나 지운 뒤에 복습하세요.
카드를 잘 맞힌다고 대화에서 바로 그 표현이 나오는 것도 아니에요. 복습한 표현을 다음 대화에서 다시 써 보는 방법은 영어회화 복습법에 정리했습니다.
Telvi에서는 대화에서 고친 표현이 그대로 복습 카드가 돼요
Telvi는 메시지나 실시간 통화로 영어 대화를 하는 AI 영어 친구예요. 대화 중에 분명한 교정이 나오면 따로 옮겨 적지 않아도 그 표현이 복습 카드로 남습니다. 면접 연습 중 My strength is I am very responsibility.라고 보냈을 때는 메시지 바로 아래에 My strength is that I am very responsible.이라는 교정과 “responsibility는 명사라서 '나는 책임감이 있다'라고 할 때는 형용사 responsible을 써요. 또한 be동사 뒤에 이어지는 절은 보통 that으로 연결해요.”라는 이유가 붙었어요.
이 카드를 열어 연습하면 ‘제 강점은 제가 책임감이 강하다는 점이에요.’라는 한국어 문장과 ‘영어로 먼저 말해 보세요.’라는 안내가 나오고 영어 답은 가려져 있습니다. ‘표현 확인하기’를 누르면 고친 문장이 나오고 responsible이 강조된 채 이유가 다시 보여요.
일정은 FSRS가 잡습니다. 표현 하나에 복습 일정 하나가 붙어요. 예약된 복습에서 답을 확인한 뒤 얼마나 떠올렸는지 고르면 그 표현의 다음 복습 날짜가 정해집니다. 복습은 한 번에 최대 3개씩 나와요. 대화를 나누다 교정이 19개 쌓였을 때도 복습 탭에는 ‘3개씩 복습 시작’ 버튼이 떴어요. 일정과 상관없이 더 연습하고 싶다면 ‘자유 연습’을 쓰면 됩니다. 화면에 ‘복습 일정은 바뀌지 않아요’라고 적혀 있어 예약된 간격이 흐트러지지 않아요.
모든 실수가 카드가 되지는 않습니다. 한 메시지에 붙는 교정은 하나까지이고 답장 속에서만 고쳐 준 표현은 카드로 남지 않았어요. 교정 없이 지나간 실수도 있었습니다. 그런 문장은 공책에 따로 적어 두세요. 교정 아래 ‘이 교정에 문제 있어요’ 버튼이 있고 잘못된 피드백은 지울 수 있습니다. Telvi Pro는 월 14,900원(통화 60분), Max는 월 29,900원(통화 150분)이고 App Store 월 구독이에요. 처음 한 번은 메시지 10개와 통화 60초를 무료로 써 볼 수 있습니다.
직접 고른 문장을 수백 장씩 관리할 도구가 필요하면 Anki, 대화에서 틀린 내 문장을 옮겨 적지 않고 복습할 곳이 필요하면 Telvi가 편합니다. 복습 시간을 하루 루틴에 넣는 방법은 영어회화 혼자 공부하는 방법에서 볼 수 있어요.
자주 묻는 질문
FSRS와 Anki의 예전 방식(SM-2)은 무엇이 다른가요?
SM-2는 지난 간격에 카드별 배수(시작값 2.5)를 곱해 늘려 가고 답에 따라 배수를 조정합니다. FSRS는 표현마다 떠올릴 확률을 계산해 목표 기억률에 맞춰 날짜를 잡아요. FSRS 개발진은 같은 기억률을 얻는 데 SM-2보다 복습이 20~30% 적게 든다고 설명하며 이 수치가 시뮬레이션 결과라고 밝혔습니다.
복습 날짜를 며칠 놓치면 처음부터 다시 해야 하나요?
그렇지 않습니다. FSRS는 마지막 복습 뒤 실제로 지난 시간을 계산에 넣어요. 늦게 봤는데도 떠올렸다면 기억이 더 단단하다고 보고 다음 간격을 늘립니다. 잊었다면 짧은 간격부터 다시 시작해요. 공식 위키도 몇 주나 몇 달 쉬었다 돌아온 카드의 일정 계산을 SM-2보다 잘한다고 설명합니다.
하루에 몇 개씩 복습하는 게 좋나요?
정해진 숫자는 없습니다. 새 표현을 많이 넣을수록, 목표 기억률을 높일수록 복습량이 늘어요. Anki 설명서는 목표 기억률이 90%를 넘으면 복습량이 빠르게 늘고 97%를 넘으면 감당하기 어려울 수 있다고 안내합니다. 매일 끝낼 수 있는 양으로 시작하세요. Telvi는 한 번에 최대 3개씩 보여 줍니다.